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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사를 보았다" <휴스턴서울교회 담임 이수관 목사의 2024.7.14. 목회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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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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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직후 7.11~13에 개최되었던 북미 목자컨퍼런스 후 목회칼럼입니다. 이런 경우, 우리 교회라도 충분히 그랬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옮깁니다.)

지난 한 주간은 정말 변화무쌍한 주간이었습니다. 월요일 새벽에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베릴로 인해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성도들 가운데 어떤 집은 나무가 쓰러져 집이 파손되었고, 담장이 무너진 집도 있었습니다. 저희 집도 나무 둥치가 반으로 부러져 넘어졌고, 월요일 새벽에 나간 전기는 수요일 오후가 되어서도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목요일부터 시작하는 목자 컨퍼런스였습니다. 컨퍼런스 장소인 호텔은 전기도 안 들어오고 청소도 안 되어 있어 결국 장소를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결정이 났습니다. 준비팀은 수요일 저녁에 회의를 통해서 부랴부랴 NLF(휴스턴서울교회 영어회중 교회당)에서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결정했지만, 문제는 140명의 손님들의 잠자리였습니다. 성도들의 집에도 전기가 끊긴 집이 대부분이고, 전기가 들어오는 집은 이미 목장 식구들이 옮겨와 있는 상태라 민박은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결국 140명이 모두 교회당에서 슬리핑백을 가지고 바닥 카펫에서 자는 것으로 하고, 샤워는 가능하면 여성들에게 양보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수요일 오후 늦게 저희 집에 불이 들어왔기에, 참석한 목사님들 가운데 두 가정을 집으로 모셨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서부에서 하루 일찍 도착한 40명은 교회 바닥에서 자게 되는데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매일 샤워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 뜨거운 여름, 그것도 휴스턴에서... 그리고 그 많은 여성들이 샤워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마음이 답답했는데, 반면 이제 불이 들어오는 집들이 늘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요일 아침이 되니 교회 주방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목요일 점심은 호텔에서 먹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상황을 파악한 성도들이 수요일 저녁에 기본을 준비했다고 하고, 목녀님들이 서로 연락하여 목요일 새벽부터 140명의 정찬 준비에 들어갔다는 연락이었습니다.

목자님들에게 급하게 평세가 아닌 컨퍼런스이지만 손님들은 휴스턴 서울교회를 보고 오는 것인데 손님을 이렇게 모실 수는 없다. 혹시라도 불이 나가지 않은 분들은 이틀 숙박과 함께 라이드를 부탁한다.”는 내용으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때부터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서 우리 집도 방금 불이 들어왔다.” “목장 식구들 집에 불이 들어와서 돌아가니 가능하다.” 등등.

개회식 정찬의 자리에 가보니 호텔 정찬보다 훨씬 더 맛있고, 훌륭한 음식이 차려져 있었고, 저는 인사말을 통해서 지금까지 민박 100명이 채워졌으니 안심해도 좋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오후 6시까지 신청해준 분들 덕분에 140명이 한 명도 부족하지도 남지도 않고 정확하게 신청한 분들의 집으로 향할 수가 있었습니다.

오늘 제목은 한국 영화 나는 악마를 보았다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세상은 폭력이 난무하고 악이 많아서 그들의 화두는 악마를 보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지난 며칠 동안 천사를 보았습니다. 계획에도 없었던 여섯 끼의 식사와 정찬을 뚝딱 만들어 내는 주방의 도우미들, 며칠간 불이 나간 상황에서 쉬고 싶을 텐데 바로 손님을 모시겠다고 자청해 주신 분들, 모두 다 천사들입니다. 의인 10명 때문에 성을 포기하지 못하시는 하나님께서 이런 천사들이 있는 세상을 어떻게 포기하실 수 있겠나 싶었습니다. 여러분 자랑스럽습니다. 고맙습니다.(202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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