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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년, 마지막 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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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1-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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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교회 수요기도회가 정말 은혜롭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최근에 꽤 규모가 있는 교회를 충성되게 섬기는 저의 부목사 시절 제자 부부가 방문해서 수요기도회를 참석하고 가면서 다른 동기들에게 말할 정도로 은혜로웠다고 말했습니다. 또 최근 우리교회 성도들의 감사나눔 밴드에 수요기도회를 통한 은혜를 감사하는 내용이 빈번해 진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도들에게는 수요기도회 모든 순서가 열려있지만 말씀을 전하는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찬양과 기도 시간이 편안하게 하나님께 더 집중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목사이지만 의외로 이렇게 소리 높여 마음껏 찬양하고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시간 찬양과 기도 속에서 특별한 느낌과 통찰과 은혜를 받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 주 전 즈음에 김 목사님이 교회 어르신들을 위한 기도제목을 제시하고 함께 기도할 때였습니다. 이 기도제목을 받으면서 문득 ‘나의 노년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당시의 마음은 명예롭고 화려한 아름다운 노년에 대한 생각보다는 적어도 짐이 되는 노년은 되지 말아야 할 건데... 하는 걱정스런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그것은 아마 최근 모친의 치매 증상이 조금씩 더 심해져가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자식들 중, 혼자 떨어져 있다는 것 때문에 모친을 실제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부담이 저에게 항상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도제목이 제시되고는 한 동안 생각으로 머물 뿐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나의 입에서는 이런 기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님, 내가 주님 앞에 설 때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까 생각해 봅니다. 

주님, 나의 노년의 모습은 제가 생명의삶에서 수도 없이 강의했던 대로 주님의 정결한 신부로 설 수 있게 해주십시오. 이 땅에서의 주님과의 정혼기간을 정결하게 잘 살게 하시고 주님을 만나 결혼식을 치르게 되는 그 날, 나의 사랑하는 주님 앞에 아름답게 단장한 모습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주님~”하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주르르 흘렀습니다.


  이후 개인기도시간에도 이 기도는 계속되었습니다.

  “주님, 나는 목사로 살다가 은퇴를 할 사람인데... 나는 대단한 목사로 살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성도들과 다른 목사들이 저를 생각할 때 ‘그 사람 목사였어?’가 아닌 ‘그 사람 목사였지!’라고 말할 수는 있어야겠습니다. 주님, 혹시 순간 연약하여 치명적인 죄라도 지을 참이면 그 전에 나를 속히 불러주십시오.” “노년에도 건강하게 살게 해 주시되, 살아서 유익함보다 자식들이나 타인에게 짐이 더 큰 시점이 되면 저를 불러가 주십시오. 그리고 또 죽을 만큼 기력이 없지는 않더라도 더 이상 나의 삶이 의미 있는 삶이 되지 못할 때에도 저를 불러 주십시오. 그리고 절대 나의 목숨이 할 수 없이 연명하는 일은 없도록 해 주십시오. 그것만으로도 내가 천국을 사모하지 않은 것 같아서 말입니다.” “주님, 저에게 목회의 어느 순간부터 막연했던 천국이 점점 더 구체적인 확신으로 채워주심을 감사합니다. 더 많이 깨닫게 하셔서 천국에 대한 소망이 나의 남은 삶을 지배하게 해 주십시오. 주님, 혹시 마지막 숨을 거둘 때는 잠시라도 천국을 보게 해 주셔서 후손에게 가장 환한 얼굴을 남기고 갈 수 있게 해주시면 더 큰 은혜가 없겠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렇게 기도하고 목양실로 내려오니 신학생 시절부터 걸어둔 액자 내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① 영원 속에 묻혀 사는 자 ② 자기보다 자기가 하는 일에 묻혀 사는 자 ③ 고통의 울음을 울지라도 다가올 웃음의 의미를 아는 자 ④ 역사 속에서 자기의 이름이 잊혀지기를 소원하는 자(202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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