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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과 여유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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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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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중에 유튜브 동영상 자료를 찾다가 전혀 생각지 않았던 뜻밖의 동영상 하나가 떴습니다. 70년대 통기타 포크송 여가수 박인희씨의 동영상이었습니다. 유튜브는 그 계정 소유자의 관심 분야와 취향을 분석해서 동영상을 소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이 가수의 동영상이 떴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아마 이 분은 저보다도 연배가 10살 정도는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찾아보니 1945년생이었음,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서 놀랐음) 감수성이 예민했던 청소년기 어느 날 라디오를 통해 들려오는 이 가수의 그 청아하고 아련한 목소리에 한순간 바로 빠져들었습니다. 사람의 목소리가 어떻게 이렇게 가슴 깊이 파고들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는 이 가수의 노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그리운 사람끼리’ ‘하얀 조가비’ ‘끝이 없는 길’ ‘모닥불.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노래들입니다. 한 곡 들으니 계속 관련 동영상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또 다른 곡을 듣고 또 다른 곡을 듣고... 다른 자료를 찾다가 전혀 엉뚱한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 이 노래를 듣고 있을 때가 아닌데...”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또 들었습니다. 오래 전 미국으로 건너가서 살고 있었던 이 가수는 몇 년 전, 팬클럽의 초청으로 귀국한 적이 있고, 2016년도에는 불후의 명곡이라는 TV프로에도 나와서 노래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으로는 하루 종일 이 곡들을 듣고 또 따라 부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반면 마음 한편에서는 이런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에 죄스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결국 약 40분 정도 듣다가 다시 해야 할 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노래의 여운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 다음 일에 집중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런 노래 좀 듣는다고 해서 죄짓는 것도 아닌데... 들으면서 점점 빠져들면서도 왜 이렇게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그것이 결국 내 삶에 여유가 없기 때문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50대를 넘기면서 사람에게 얼마나 여유가 필요한지를 차츰 알아 가고 있습니다. 무작정 열심보다는 여유 있는 열심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여유가 없는 열심은 열심을 내어도 이상하게 열매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유가 있으면 화를 다스릴 수 있고, 실수를 줄이고, 사랑을 해도 오류가 없고, 섬김에도 진정이 담기고, 자신도 더 효과적으로 사랑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그러면서 현재 나에게 사역이 사랑이고 기쁨이고 감사인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바빠도 의미 있는 바쁨이 되어, 감사와 기쁨으로 열매가 맺혀야 하는데 여유 없는 바쁨이면 나도 다른 사람도 불행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열심을 낸 만큼 억울하고 화가 나게 되겠지요. 그래서 다시 좀 여유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저는 부지런하지는 않지만 책임감은 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저에게 어떤 목회를 하고 있는 것 같으냐고 물으면 은혜 목회라는 말을 붙이기가 부끄러워 책임감 목회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그 책임감이 일에 대한 과욕이 되어 여유를 잃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유를 가지고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존중하고, 더 많이 나누고, 더 많이 감사해야겠습니다.

 

  성경말씀이 아니라 유튜브로 우연히 10대 시절 좋아하던 여가수 한 명의 추억의 노래를 발견하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약간 우습기도 하지만, 이런 것도 소중하게 느껴보는 삶 살아가 보려합니다.
  “하지만 주님, 너무 빠지지는 않게 해주세요~~” ^-^ (202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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