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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쌓고 보내는 또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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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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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에게는 세월이 가는 것에 대한 감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식으로 보낸 세월이 꽤 오래 된 것 같습니다. 아마 그것은 당면한 일들을 감당하기에도 벅찼었고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금년 한 해도 쏜 살 같이 지나버린 것 같습니다. 특히 목사에게 이 시기, 연말연시는 성탄절 예배와 송구영신예배라는 추가로 두 번 더 준비해야 하는 부담이 항상 있습니다. 물론 거룩한 부담이며 이 부담이 지나갔을 때 누리는 감사는 항상 있습니다.

  최근에 몸이 꽤 안 좋았습니다. 어깨와 등에서 심한 통증이 생겼고, 허리도 삐긋~했습니다.(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서넉달 동안 잠을 잘 때를 빼고는 편하게 등을 바닥에 대본 적인 없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개의 삶공부를 인도하고, 휴스턴 평세 인솔, 자체 평세 인도, 두 번의 특새, 부흥회, 목회자컨퍼런스, 또 외부적으로 관련된 행사가 만디하우스에서 한 주간씩 두 번 있는 등... 정말 촘촘한 일정을 매주 보내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9년 후반기를 그렇게 보낸 겁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이 참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최근 변화의삶을 인도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올라 가족단톡방에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매주 한 가지씩 기도제목을 올리고, 매일 감사제목을 한 가지씩 올리자고... 식구들 중에는 저의 제안에 아주 충실한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감사 제목을 하루에 두 개 세 개 올리는 구성원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아무리 생각해도 쉽게 감사제목이 안 떠오릅니다. 그런데 저는 알고 있습니다. 감사할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감사할 것을 못 찾아서 그런 거라는 것을. 그래서 심지어는 감사할 제목이 생각이 나면 내일이 되면 잊을까봐 메모까지 해 놓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는 것은 감사가 더 많은 감사를 낳는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2019년 한 해를 돌아보면, 힘든 것도 있었습니다. 때로 그것은 너무 힘든 것이어서 나의 삶을 송두리째 날아가게 할 만한 것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또 지나고 보면 그것이 우리를 더욱 연단을 시켰고 주님과 가까워지게 했습니다. 믿음의 성장은 대부분 축복 속에 이루어지기보다는 고난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난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감사는 의지적인 것일 때가 많지만 믿음의 사람은 그 결과까지 믿고 미리 고백하는 자이기 때문입니다.

시대적으로 보면 누구보다 고난의 시기에 사역을 했을 야고보가 누구든지 시험을 만나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으로 여기라고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그것이 결국 완전한 성숙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방편이 될 것을 믿었기 때문입니다.(1:4)

  이런 세월 가운데 우리는 주님과, 그리고 믿음의 형제자매들과 정을 쌓아가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끼리의 정이니까 인정인 것 같지만 사실 주님 때문에 만들어지는 정이기 때문에 신정(信情)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사랑으로 살아갈 때가 있고 정으로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나이가 연로한 부부는 친구처럼 살아야 한다며 우정(友情)으로 살아간다고도 말합니다. 사랑은 금방 식기도 하지만 정()은 오래 갑니다. 하지만 정이 쌓이는 데는 세월이 걸립니다.

먼 훗날,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들은 한 순간 뜨겁게 사랑했던 사람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고동락하면서 정을 쌓았던 사람일 것입니다.

  나는 금년이 그런 한 해로 또 지나가기를 원합니다. 주님과 함께... 교회와 함께...(주후2019.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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