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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집사님의 아들 장례식을 막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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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07-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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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을 막 마치고>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아내가 받았다.
대부분의 교역자 가정은 전화벨 소리에 민감한 편이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교인들의 불행한 소식에 대한 강박관념 같은 것 때문이다. 하물며 새벽녘에 걸려온 전화이랴!

통화내용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아내의 놀라는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계속되는 아내의 탄식 소리에 마음은 더 무너져 내린다. c 집사님의 아들의 사고사(事故死)다.
왜 이런 일이…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는 병원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에 탄식이 연거푸 나오다가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상한 화(禍)같은 것이 치미는 것을 느꼈다.
“하나님 왜…?”

기도 열심히 하시는 집사님이시다. 기도는 그녀에게 사명처럼 보였고 또 그 사명을 즐기려 하는 것 같았다. 항상 웃음을 지니고 살고 또 잔잔한 찬양을 입에 담고 있기를 즐기는 집사님이시다.
심방을 받을 때면 항상 정갈한 탁자에 예쁜 보를 덮어씌우고 꽃 한 송이를 올려놓고 기다렸다.
그 후 성경공부를 같이 하면서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을 향한 그 자신의 신앙고백적인 노력, 아니 영적 몸부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과 아들의 문제가 나오면 순간의 걱정을 잠시 나타낼 뿐 더 이상 긴 말을 하지 않았다. 남편과 아들의 신앙문제에도 시간문제일 뿐, 때가 되면 다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 같은 것이 보였다.
그런데 바로 그 아들이 사고사(事故死)를 당한 것이다.

나는 목사로서 그 가정이 부탁한 장례를 차례대로 진행만 해 주면 되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양심에 이상한 가책 같은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내가 해 줄 수 있는 또 다른 것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바울이 에베소 교회 장로들을 ‘주와 그 은혜의 말씀에 부탁한다.’고 밖에 할 수 없었는지 알 것 같다.

입관예배, 소식을 알기에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많은 성도들이 참석해 참 고마웠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었으리라! 사고 당일 새벽에 뵈었던 모습보다 입관예배에 더욱 담담한, 의연한 집사님의 모습에 놀랐다. 아니 감동을 받았다. 그러나 계속 남은 장례를 잘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 있었다. 발인예배와 하관예배를 진행하면서 집사님은 그 상태를 절제 있게 유지하고 있었다.
 
영락공원의 화장장에 아들의 시신이 들어가기 직전의 모습이 모니터에 나왔다. 모니터 앞에 유족들이 서있고 나는 그 뒤에서 한참 그 장면을 지켜봤다. ‘그 관 속에 내 아들이 있다면…’하는 생각을 잠시 하면서 갑자기 집사님의 무너진 마음이 큰 파도같이 다가오는 듯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고 다른 생각을 해 버렸다.

모니터 장면은 엘리베이터 문이 잠기듯 스르르 닫히고 말았다. 모든 순서가 다 끝난 것이다.
유족들에게 다가가 목사로서 마지막 위로의 말을 전하고 그 자리를 떠나야하는 순간이었다.

그 집사님 앞에서 나의 입에서 순간적으로 나온 말은 “집사님, 감사합니다.”이었다.

‘부모가 죽으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다.
지금 이후가 더 마음이 쓰이기 시작한다. 며칠 전 이전에 섬겼던 교회의 집사님 한 분을 만나 아들의 안부를 물었더니 군에 가 있단다. 그러면서 군대 간 아들 좋아하는 음식도 먹을 수 없고 만들지도 못하겠더라는 말을 들었다.
“오, 주님…!!! 어떻게 해요?”

그러나 또 주와 그 은혜의 말씀에 집사님과 그의 가정을 기도로 부탁할 수밖에 없다.
그것만이 목사가 할 수 있는 그리고 믿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하고 위대한 일이니까!
주님!!!
(2007-09-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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