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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의 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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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5-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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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에 대해 나 스스로는 치밀하지 못해 실수하는 일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로부터는 치밀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살아갈수록 내가 보는 나보다는 타인의 평가에 훨씬 더 많은 점수를 주게 됩니다. 왜냐하면 나를 보는 나의 평가에는 기대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목회에 대한 이런 치밀함은 성격에서 나오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상황이 나를 그렇게 만든 면도 있습니다. 제가 장산교회를 처음 부임했을 때 교회의 상황은 작은 실수도 허용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특히 말실수를 하면 안 되겠는데 목사는 설교를 하면서 말실수를 잘 하기 때문에 매주 설교 원고를 작성하고는 설교할 때는 원고에 있는 내용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게 설교하였습니다. 그렇게 해 온 설교는 그후 나의 설교 패턴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목회자가 치밀한 것만으로 교회를 리더해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치밀함이 문제를 줄일 수는 있지만 문제를 없앨 수는 없고, 또 치밀함은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을 풀어가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지상의 교회가 문제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없다면 그 교회는 이미 천상의 교회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까지도 줄이려면 하나 더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투명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청렴성과는 다릅니다. 청렴성은 목사가 영적 부분에서만 아니라 윤리나 도덕적으로 그리고 물질적으로도 깨끗해야 하는 목사의 내적 요소에 가깝다면 투명성은 그것을 드러나게 하여 성도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포함하는 외적인 요소에 가깝습니다.
 
  목사도 이 땅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 세상의 욕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 사람들과 똑같아서도 안 되는 사람이 목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목사가 된 이상 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는 스스로 더 자신에게 엄격한 시도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름 그렇게 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최근에야 깨닫게 된 것입니다. 목사가 아무리 물질에서, 윤리나 도덕적인 면에서 자기 스스로 깨끗하다고 해도 자기 자신에게만 믿음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나만 깨끗하면 되지~’라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사의 투명성이 자신만의 투명성으로 끝나면 그것은 청렴함이지 투명함은 아닙니다. 목사의 투명성은 오해할 빌미까지 제공하지 않으려는 자세에서 드러납니다. 그런 면에서 목사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돼?’라고 하는 자존심을 버려야 합니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오직 교회를 위해서입니다.
 
  지난번 부흥회를 인도하신 일본 선교사 조남수 목사님의 말씀 중에 제가 깜짝 놀란 것이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자신의 딸이 이혼 직전에 놓였다며 성도들에게 공식적으로 기도부탁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목사 딸의 이혼 문제. 목사의 투명성도 결국 교회의 유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겠지만 숨기고 싶은 치부도 기도해 달라고 말하는 목사님과 그것을 흉으로 보지 않고 진심으로 받는 교회를 생각하면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회는 아니라는 도전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일이나 교회적인 일이나... 그 어떤 것에서든지 앞으로 좀 더 투명하기 위해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생각과 삶의 패턴이 고치기 힘든 나이로 이미 접어들었지만 교회를 위해서라면 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201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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