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교회채널
 가정교회360
 예배생방송

사역의 지경이 넓혀지는 교회

장산레터

15년 전에 함께 동역했던 그 성도들

페이지 정보

작성일2014-12-27

본문

   지난 수요일에는 부목사로서 섬겼던 사직동교회의 임직식 축사 순서를 맡아 참석했습니다. 저의 부교역자 17년 동안 5교회를 섬기면서 가장 오랫동안 섬겼던 교회이며 제일 마지막 교회이어서 그런지 이 교회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이 교회에 잘 가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 떠난 교회의 교인들과 교역자가 어떤 식으로든 엮이는 것은 덕이 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저의 목회관이기도 했지만 성격적으로 맞는 일이었습니다.
 
  교인들 숫자가 많은 교회이어서 총 56명이 임직을 받고, 10명이 은퇴를 하였습니다. 저의 축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좋은 교회에서 장로, 집사, 권사가 되신 것과, 좋은 교회를 섬기다가 은퇴하시는 것을 축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교회가 얼마나 좋은 교회인지를 저의 경험을 통해 말씀드렸습니다.
임직자들 가운데는 제가 섬겼던 시기에 제가 맡은 부서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 섬겼던 분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분들이 임직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갔습니다. 순서지를 보면서 “15년 세월에 이분들이 이제 다 교회 중직자로 섬기게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진심으로 축복하였습니다.
임직식을 마치고 난 뒤에 직장 때문에 이사를 했던 중국 상해에서 이들의 축하를 위해 온 한 부부까지 10명의 부부가 다시 2차로 모 까페에 모였습니다. 짧은 시간의 조우(遭遇)로는 우리의 기쁨을 다 나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이 성탄절이었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만 저도 이 사람들과의 좋은 시간의 유혹을 쉽게 떨쳐버릴 수 없어 늦은 시간까지 그들과 자리를 함께하고 축복기도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차를 몰고 오면서 이들과의 함께 했던 사역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사실 이 분들은 서로도 잘 몰랐던 교회의 아웃사이드 그룹이었습니다. 당시에 선임 부목사와 행정을 함께 담당하고 있었던 저는 교회의 새로운 부서를 조직해서 교회의 아웃사이드들에게 동역하자고 제안을 했고 이들은 그렇게 모였던 사람들입니다. 부인들은 대부분 쉽게 동조를 했지만 남편들은 조금은 억지 사역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이 지나지 않아 남편들까지 사역을 하면서 신앙이 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정말 복된 사역을 하다가 저는 장산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남편들은 장로, 안수집사가 다 되었고, 부인들 중에 이번에 마지막으로 3명이 권사가 되었습니다. 직분이 계급이 아니지만 바울 사도는 이 직분을 분명 사모하라고 했고(딤전3:1) 잘 감당한 자들에게는 큰 유익(딤전3:13)이 있을 것을 말했습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나이가 15년을 지나는 동안 모두 50대가 되었고, 그 동안 저는 간간히 이들에게 닥친 환난의 소식도 들었습니다. 어떤 이는 병이 찾아왔고, 어떤 이는 사업의 위기를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확인한 이들의 근황은 정말 복되고 아름다웠습니다. 모두 건강했고 사업도 잘 되고 있었고 직장생활도 잘 하고 있었으며 자녀들도 자기의 길들을 걷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육신적인 복이 전부가 아니고 우리의 인생 앞에 또 무슨 일을 겪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한 때를 주의 복음을 위해 동역을 했던 저로서는 하나님이 이들에게 주신 현재의 축복을 확인하면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마지막 축복기도를 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제가 떠난 후 사직동교회는 근 120억원의 예배당 신축공사를 했고, 담임목사님은 건축과 사모님의 별세로 인해 병이 나서 장기간 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예배당 완공 후, 5년 만에 건축 빚은 다 갚았고 목사님도 지금은 이전보다 더 건강해졌습니다. 이들이 교회의 역사와 함께 했던 그 힘든 시기만큼 더욱 아름다운 열매로 맺힌 것 같았습니다.(2014.12.2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장산교회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