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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보다 더 영광스러운 목자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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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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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나보다 조금 더 많은 동기 목사님 한 분이 제게 아들 두 명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는 “어느 아들이 신학을 합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나는 느닺없는 이 질문에 “예?”하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언제 제 아들이 신학 한다고 했습니까?”하고 반문을 했더니, 실망스러운 눈치로 “아들 둘 중에 하나는 목사 안 시킬 겁니까?”하고 물었습니다. 목사님 중에는 목사 집안이 대를 이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안 했던 고민을 좀 하게 됩니다. ‘우리 집에도 아들 하나는 목사를 시켜야 하나?’ 죄송한 말이지만 솔직히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아직은 나의 아들을 목사 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이런 나의 생각에는 힘들 때를 떠올린 인간적인 생각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도 할 생각이 없는 듯 보입니다. 학생 때 한 번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한 아이는 화들짝 놀라는 표현으로 “난 안해요!”라고 했습니다. “왜?”하고 물어보니, 아빠가 무얼 하나 하고 찾았을 때 주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모습에 부담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끔 다른 목사님의 아들들이 분명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신학교를 가는 것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약간은 부럽기도 합니다.
  이런 나의 생각은 나도 모르게 목회적 열등감의 요소로 약간 자리 잡은 것 같습니다.
“아들 하나 정도는 주의 종을 만들어야 하는데...”하는 생각으로 말입니다.
  이런 생각을 더 부추기는 또 다른 한 가지 생각은 저의 12년의 담임목사 재임기간 동안에 한 사람도 신학교 간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나의 경험으로는 교회가 은혜롭고 부흥할 때는 남녀를 불문하고 신학교를 가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의 모 교회에서는 내가 고등부 때 큰 부흥이 있었고 저의 교회 동기 중에는 4명이 목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도 기수가 끊이지 않게 목사가 나왔습니다.
그런 생각까지 드니 ‘내가 목회를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부터 이런 고민에서 해방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교회 어떤 목자의 목자간증에 이전에 목회를 하려고 신학교를 가려다가 못 간 것이 항상 하나님께 죄송스런 부담이었는데 이제 드디어 목회를 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면서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가정교회가 신학자는 만들지는 못하지만 목회자는 만들고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것입니다.
  그 후로 나의 아들들에 대한 부담도 없어졌습니다. 이들이 혹 앞으로 신학을 하고 목사가 될지는 나는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대를 잇는 목회자 가문’의 부담에서는 완전히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아들들을 목자가 시키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목자의식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와 생각해 보니 목사보다도 목자가 더 영광스러운 사역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것은 더 구체적인 현장에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부흥집회 중에 강사이신 최영기 목사님은, 자신은 은퇴했지만 1년 후 다시 휴스턴으로 돌아가면 목자 하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가정교회를 위해 국제적인 역할을 하셔야 할 분이 휴스턴 서울교회의 목자 사역을 잘하실 지는 나에게 의문입니다. 하지만 최 목사님은 목사보다는 목자의  사역이 훨씬 더 의미 있고 영광스럽다는 것을 알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2012.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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