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목자가 된 것은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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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6-04-02본문
가끔 목사님들이 모인 곳에 가면, 농담으로 “이 목사님 집은 아들이 둘이나 되면서 아들 하나쯤은 목회시켜야 하지 않겠냐? 언제 목회시킬 겁니까?”하는 질문을 받았었다. 아버지가 속한 남부시찰만 해도 아버지를 이어 목회훈련 중이든지 이미 목사가 되어 있는 아들이 90%이니 그런 농을 할 만한 분위기이지. 하지만 농담인 줄을 알면서도 은연중에 ‘둘 중의 하나는 목회시켜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치더구나. 그런데 이제 네가 목자가 되었으니 그 부담에서도 자유하련다. 넌 이제 목사는 아니지만 목회자인 것은 틀림이 없으니까!
이 일은 축하할 일이 틀림없지만 한편으로 네가 걱정이 되기도 하는구나! 그것은 목자 사역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한 분명한 것은 이것만큼 영광스런 사역도 없다. 그래서 아버지도 은퇴 후엔 목자를 꿈꾸고 있다. 그때의 상황이 허락될지 모르겠지만 하고는 싶다. 잘 할 자신이 있어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 영광스러운 사역의 일선에 조금이라도 헌신하다가 주님 앞에 서고 싶기 때문이다. 목사보다 목자의 영광이 더 클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도 가끔 그런 것을 꿈꾸는 것을 보면 어쩌면 분명 하게 될 것 같기도 하구나.
하지만 목자로서의 삶은 마태복음 25장의 달란트 비유의 종들처럼 충성된 종도 있을 것이고, 게으르고 악한 종도 있지 않을까? 난 네가 충성된 종으로 인정받으면 좋겠구나! 충성되었던 두 종에게는 주인의 잔치에 참여하는 보상이 똑같이 주어졌으니까 말이다. 주인에게서 착하고 신실한 종이라는 칭찬 듣는 아들을 기대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전하니 새겨 보거라.
먼저,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거라. 그러면 쉽게 지친다. 이 목자사역은 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 경주라고 생각해야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해도 좋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그것은 악하고 게으른 종이 하는 짓이니까. 그러면 충성된 종으로서의 모습은 무엇을 기준으로 할 수 있을까? 아버지는 네가 목자로서 임명 받을 때 했던 서약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잘하는 목자의 서약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해야 할 내용이지만 이것 지키기도 힘든 목자를 많이 본다. 그 내용에는 개인의 경건생활과 목자로서의 기본자세, VIP에 대한 중심, 그리고 기본 헌금생활까지도 들어있었을 것이다. 그 서약 내용만 잘 지켜도 목자로서 B+는 충분히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 목자의 리더십은 섬김에서 온다는 것을 알고 있지? 하지만 ‘섬김’이라고 하니 잘못 생각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종이 되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것 같더라. 리더십의 모범은 우리 예수님이니까 예수님이 어떻게 섬기셨는지를 잘 살펴보면 답이 나올 거다. 주님은 제자들을 섬길 때는 천한 종처럼 발을 씻기기도 하셨지만 제자들을 꾸짖을 때는 또 긴장하도록 꾸짖으셨지 않니? 이것을 쉽게 말해 ‘남을 성공시켜주는 리더십’이라고 정리하면 된다. 목원의 진정한 성공을 위한 일이라면 그의 현실적인 필요를 채워주기도 하면서 충고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장식구들을 향한 사랑이 동기가 되어 있다면 진지한 충고도 혹 인내의 시간은 걸릴지 모르나 결국 통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난 네가 너의 목사님을 잘 이용해 먹으면(?) 좋겠구나! 많은 목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자신들이 목사님의 목회를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목사는 목자의 목회를 돕기 위해 세워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목사가 목자들의 목자라고 하지만 목사의 목원수가 너무 많아서 현실적 케어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울어대면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게 된다. 긴급하면 기도요청을 하고, 난관에 부딪히면 물어보기도 하고, 즐거운 일이 있으면 목사님께 알려도 주고... 목사님이 너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거라. 우는 애 떡 하나 더 줄 수밖에 없다. 의외로 목사님은 그런 목자를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목자의 몸부림치는 모습 속에서 함께 걸어가는 동역자 의식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들아, 목장의 활성화는 목자의 역량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하지만 너무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오래 꾸준한 목자가 하나님께는 더 크게 보이는 목자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목자가 되었다고 하니 대견스럽고 더 자랑스럽기도 하다. 목자 아들의 모습, 더 보고 싶구나! (20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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