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새번역성경’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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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12-09본문
제가 오래 전에 어떤 한 신학교에서 강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개역개정판이 막 나왔던 때였습니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이전에 사용하던 개역성경의 구어체 일부를 현대어로 개정한 것이고 지금 대부분의 교회들이 사용하고 있는 성경입니다.
그 신학교에서 교수들 간에 새로 출간된 성경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한 목사님이 굳이 쉽게 읽도록 번역된 성경을 출판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로 “성경을 좀 어려울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권위가 있게 느껴지거든요.”하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이건 다시 중세시대로 돌아가자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중세시대에는 성경이 평신도들의 손에 없었고 일부 사제들만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예배시 성경을 낭독할 때도 라틴어를 그대로 낭독해 라틴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무슨 뜻인지로 모른 채 그 자리에 앉아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사제들 가운데서도 라틴어를 잘 몰라서 자기 마음대로 읽었다는 것입니다. 알아듣는 이가 없으니 가능했던 것입니다.
종교개혁은 인쇄술의 발전으로 평신도들의 손에 성경이 쥐어진 것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이 성경을 번역했고 출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바른 신앙은 성경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과 관련이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개역개정성경을 읽을 때 어려움을 느낍니다. 목사인 저도 다른 성경과 성경주석을 대조해봐야 이해가 되는 구절이 많습니다. 그러니 평신도들은 잘 모르는 성구를 만나도 하나님 말씀이니까~ 하고 그냥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VIP들입니다. 기신자들인 우리에게도 어려운데 이들에게는 사극에서도 들어볼 수 없는 단어들을 성경에서 보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식으로 우리교회도 새번역성경을 공예배 때 사용하면 좋겠다는 건의가 들어왔습니다. 담임목사인 저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는데 이젠 더 미룰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번역성경은 생명의삶을 하면서 이미 사용했고 각종 수료식이나 행사에서 선물로 권장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성도들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번역 성경이 없는 분들도 있고, 특히 어르신들 중에 많을 것 같습니다. 일정한 연령 이상의 어르신들에게는 교회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해 보겠습니다. 새번역성경을 읽으시면 개역개정성경보다 분명 이해가 잘 되실 것입니다. 그렇다고 새번역성경이 완벽한 번역성경이 아니기 때문에 개역성경도 함께 대조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연합행사에 가실 때는 개역성경을 가지고 가셔야 할 것입니다.
새번역성경을 사용하자는 건의는 저에게 두 가지 면에서 기쁨이었습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 느껴져서입니다. 둘째는 가정교회의 문화가 점점 더 뿌리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어르신들에 대한 죄송함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변화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미 익힌 습관과 고정 관념은 이전 것에 더욱 큰 신뢰를 갖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일 때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자식들이 부모의 말씀을 더욱 잘 이해하고 들으면 좋아 하듯이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이 자신의 말씀인 성경을 더욱 잘 이해하는 것을 더 좋아하신다는 사실에 더 기뻐하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새번역 성경에 조금만 더 익숙해지면 의무적으로 읽던 성경이 이해가 되기 시작하고 재미까지 더해질 것 을 확신합니다.(20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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