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의 쓸데없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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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2-03본문
내일 저는 미주가정교회 연수를 떠납니다. 그런데 떠나는 마음이 오랫동안 집을 비워야 하는 부모의 마음 같다고 해야 할지, 그렇게 편한 마음은 아닙니다. 아마 그것은 최근 몇 년 간 우리교회에 있었던 일연의 사건 사고들의 영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나고 나면 별 것이 아니지만... 그 모든 일의 중심에 서있어야 했던 저로서는 그렇게 잘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나에게 트라우마가 생겼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떤 불길한 조짐이 보이면 더 예민하게 경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나 한 사람의 트라우마로 끝나면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교회를 위해(危害)하는데 이른다면 트라우마로 가볍게 생각해 버린 제 자신을 더욱 자책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지상 교회의 무오(無誤)함이나 완전함을 믿는 것은 아닙니다. 지상의 교회는 계속 개혁되어 나아가 할 교회이고 그것은 주님이 다시 재림하실 때까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순간적인 교회의 오류나 불완전함이 교회의 본질을 크게 훼손해 다시 그 본질을 회복하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교회가 위대한 일을 하는 교회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급적 성경적인 교회를 해보려고 하는 교회라면 현재의 한국 교회의 상황에서 허비할 시간이 없음은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목사인 나 자신 스스로도 그렇게 허비할 만한 목회적 기간이 남아 있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혹시 제가 어떤 사안이나 사건에 좀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이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때론 이게 비정상적 심리반응인 트라우마가 아니라 한 교회를 근 20년이 다 되어 가도록 목회를 한 교회의 전체를 바라보는 목회자적 시각일 수도 있고, 또 그간 일어난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훈련된 좀 더 정확한 시각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가지고 교회적인 권면도 하게 되고, 개인적으로 당부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분명, 우리교회는 좀 더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위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금년에 특히 많은 성도들, 목장, 그리고 특히 목자와 목녀들의 중심이 여느 다른 해와 같지 않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전에는 그런 마음만 확인이 되었는데 금년에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래서 저도 긴장이 됩니다. 이럴 때 목사도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 제일 중요한 것 하나가 비본질적인 것이 교회의 본질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결국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 사람들이 누구이냐가 다른 것입니다. 교회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자들의 모임입니다. 뜻하지 않는 물리적인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는 것도 큰일이지만 도리어 물리적인 사건 사고는 위기를 느낀 교회가 하나 되는 기회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사탄은 그 방법을 사용하기보다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문제를 건드려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교회가 결국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를 믿으면서 교회로 부름을 받았기 때문에 나 하나만 생각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항상 교회를 생각하고 그 교회의 유무익을 생각하면서 나의 생각과 결정과, 심지어 기분까지도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수틀리면 돌아서 버리는 일은 교회 안에 있는 성도가 해야 할 행위는 아닙니다.
좀 막연한 글이라 담임목사가 무엇을 말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성도들도 있을 것 같지만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의 진정한 회복에 관심을 가진 성도들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마 음에는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우는 담임목사의 쓸데없는 우려도 조금은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20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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