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마무리하면서 주님께...
페이지 정보
작성일2017-12-30본문
주님, 2017년의 마지막 날, 마지막 주일입니다. 되돌아보니 금년도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흐르는 시간은 달리는 기차처럼 역마다 사건을 싣고 달렸고 어느새 종착역에 이르렀습니다.
금년 한 해, 오랫동안 기도했지만 어떻게 할지 방도를 몰랐던 일이 생각하지도 못한 방법으로 신속히 진행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고수이신 하나님께 감탄을 하며 찬양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일은 생각지도 못한 사건에 발목이 잡혀 답답했습니다. 전혀 나답지 않는 결론을 낼 수밖에 없는 나에 대한 실망에 화도 났었고, 떠나는 사람을 안타깝게 의지적인 축복으로 보내야 했고 그 자리는 또 새로운 VIP로 채우게 하셨습니다.
제게 맡기신 일이 너무 소중한 것을 알면서도 때로는 도망가고 싶었고 내려놓고 싶었던 죄스러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그런 저의 마음까지 다 알고 있다고 말씀하실 때는 죄송한 마음에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나는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에 직면하고 주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음을 고백해야 했습니다. 그럴수록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안 된다는 것을 더 뼛속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그럴 만한 역량도 못되면서 영적 아비 자리는 어떻게든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한 주 한 주 강단에 선 적도 있었습니다. 그 어느 날, 강단에서 내려올 때 주님이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그래, 잘 했다.”라고. 하지만 이런 순간의 느낌조차 착각인 것 같아 혼란스러워하고 있을 때 그렇게 자리를 지켜가는 것이 영적 아비라고 또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 생각대로 된 것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것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내 맘대로 안 되어도 감사하는 여유를 가지겠습니다.
하지만 기도하라고 하실 때는 어떻게든 순종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나의 기도라는 것이 그저 자리를 지키는 것 정도 밖에 아님을 아실 텐데... 그것도 그렇게 좋아하실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기도의 개념을 다시 새겼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과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목자 해보면서 목자들의 심정을 알았고, 목자 제대로 하기가 얼마나 힘든 지도 알았습니다. 그래도 저렇게 힘든 상황에서 목자직을 붙들고 몸부림치는 저들을 보면서 나의 모든 불평과 스치는 투덜댐까지도 사치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매 해마다 그렇게 해 온 것 같습니다. 그 세월 가운데 어느 샌가 교회도 나도 변해 있었습니다. 그러니 또 그렇게 또 한 해가 가겠지요.
주님, 감사함으로 내년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내년에 대한 기대도 가져봅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너무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주님이 누구보다 나를 잘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한 해라도 자신 있게 목회를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할 겁니다. 주시는 은혜와 능력만큼 할 겁니다.
하지만 더 큰 은혜와 더 큰 능력은 구하겠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그게 아니라고 말씀하시고 이제 그만하라고 말씀하시기 전까지는 꿋꿋하게 가야할 길을 가겠습니다.
내년 한 해도 ‘여호와이레’ ‘여호와닛시’ ‘여호와샬롬’을 기대하며 기도합니다. 아멘.(2017.12.3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